동물과 자연KO
보리와 노래하는 주전자
보리는 할머니에게 "비 와요!" 하고 말해 주고 싶었어요. 하늘 끝에 먹구름이 보였거든요. 마당에는 빨간 고추가 멍석 위에 가득 널려 있었어요. 비가 오면 고추가 다 젖을 거예요. 그런데 할머니는 저 멀리 밭 끝에서 풀을 뽑고 있었어요. 게다가 매미가 맴맴맴, 맴맴맴 울었어요.…
이야기 45편
주제로 보기
동물과 자연KO
보리는 할머니에게 "비 와요!" 하고 말해 주고 싶었어요. 하늘 끝에 먹구름이 보였거든요. 마당에는 빨간 고추가 멍석 위에 가득 널려 있었어요. 비가 오면 고추가 다 젖을 거예요. 그런데 할머니는 저 멀리 밭 끝에서 풀을 뽑고 있었어요. 게다가 매미가 맴맴맴, 맴맴맴 울었어요.…
몸과 감각KO
보리는 목욕탕 지붕 위에서 작은 회색 구름을 보았어요. 구름은 그 지붕에만 보슬보슬 비를 뿌렸어요. 옆집 지붕은 보송보송했어요. "할머니, 구름이 목욕탕에만 비를 줘요." "그럼. 늘 그랬단다. 어서 들어가자." 보리는 주머니 속 노란 비누를 꼭 쥐었어요. 오늘은 할머니 등을 닦아…
계절과 날씨KO
보리는 다락 창가에 앉아서 빗소리를 듣고 싶었다. 장마가 시작된 첫날이었다. 다락에는 짚이 폭신하게 깔려 있었다. 보리가 걸을 때마다 젖은 발자국이 노랗게 빛났다. 발자국은 한 시간쯤 지나면 슬그머니 꺼진다. 늘 그랬다. 그런데 올해는 지붕이 새것이었다. "후두두둑!" 빗소리가…
용기와 두려움KO
보리는 동전을 꼭 쥐고 강둑 길을 걸었어요. "두부 한 모, 두부 한 모." 오늘은 보리가 혼자 가는 첫 심부름이에요. 엄마가 말했어요. "다리 건너 가게에서 두부 한 모만 사 오렴. 할 수 있지?" 보리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어요. 길가에는 매끈한 돌이 가득하고, 버드나무 가지가…
가족과 집KO
보리는 기분이 좋으면 딸꾹질이 나는 아이였어요. 설날 아침, 보리는 새 한복을 입었어요. 분홍 치마가 풍선처럼 동그랗게 부풀었어요. 오늘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할머니와 할아버지께 세배를 하는 날이에요. "두 손을 모으고 절하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하는 거야." 엄마가 말했어요.…
계절과 날씨KO
나래는 창가 화분에 사는 작은 단풍나무를 빨갛게 물들이고 싶었어요. 마당의 큰 단풍나무는 벌써 울긋불긋했거든요. 노랑, 주황, 빨강. 꼭 색연필 통을 엎어 놓은 것 같았어요. 그런데 나래의 나무는 아직 초록색이었어요. "하나, 둘, 셋, 빨개져라!" 나래가 말했어요. 잎은 가만히…
계절과 날씨KO
보리는 소파 쿠션을 두 팔로 안고 낑낑 옮기고 있었어요. 창밖에서는 톡톡톡, 비가 내렸어요. "비가 와서 못 나가니까, 집에 텐트를 만들 거야." 보리는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었어요. 엄마가 부엌에서 나오면, 짠! 텐트가 있는 거예요. 보리는 쿠션으로 벽을 세웠어요. 이제…
계절과 날씨KO
솔이가 현관문을 열자, 마당이 온통 하얬어요. 그 한가운데 아주 작은 발자국이 콩콩콩 찍혀 있었어요. "우와, 눈이다! 첫눈이다!" 솔이는 얼른 할머니에게 보여 주고 싶었어요. 할머니는 부엌에서 차를 끓이고 있었어요. 차가 끓는 동안에는 부엌을 떠날 수 없었지요. 솔이는 컵에 눈을…
몸과 감각KO
보리는 치약 통을 두 손으로 꽉 쥐고 낑낑거렸다. 치약이 나오지 않았다. 보리는 얼른 이를 닦고 싶었다. 이를 다 닦아야 아빠가 곰 이야기책을 읽어 주기 때문이다. 아빠는 벌써 방에서 책을 펴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보리의 발에는 줄무늬 양말 한 짝과 땡땡이 양말 한 짝이 신겨…
마을 도서관 창가에 의자가 하나 있었다. 나리는 그 의자가 사서 선생님이 제일 좋아하는 자리라는 걸 알았다. 아침 해가 제일 먼저 닿는 자리였고, 선생님은 날마다 거기 앉아 첫 책장을 넘겼다. 오늘 나리는 선생님보다 먼저 도서관에 왔다. 의자를 따뜻하게 해 놓고 선생님을 놀라게 해…
봉구 아저씨의 가방 속에 도토리 모자가 들어 있었어요. 편지를 넣어 둔 자리인데, 편지는 한 장 없어지고 모자만 있었어요. "어, 이상하네." 봉구 아저씨는 우체부예요. 아침마다 사과밭 마을에 편지를 날라요. 없어진 편지는 사과밭 끝 집 할머니의 편지였어요. 손녀가 그림을 그려서 보낸…
"해님아, 조금만 더 자고 있어." 보리 아저씨가 속삭였어요. 보리 아저씨는 빵집 아저씨예요. 아직 깜깜한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 종이 땡 울릴 때까지 따끈한 빵을 굽고 싶었어요. 부엌에서 주전자에 물을 채우자, 주전자가 "삐이용, 삐용삐용" 보리 아저씨만의 노래를 불렀어요. 이 마을…
"주전자 물이 끓기 전에 꼭대기까지 가야 해!" 민수 아저씨가 소방차에서 뛰어내리며 말했어요. 민수 아저씨는 소방관이에요. 오늘은 아침부터 바빴어요. 나무 위의 고양이를 내려 주고, 물웅덩이에 빠진 장화도 건져 주었어요. 그런데 점심도 먹기 전에 등대에서 전화가 왔어요. "연이 불빛…
상상과 놀라움KO
"나 좀 도와줘. 쉿, 조용히 해!" 울타리 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어요. 보리는 걸음을 멈추고 초록 미로 안으로 쏙 들어갔어요. 미로 한가운데에 아기 용이 앉아 있었어요. 호박만 하고, 꼬리는 돌돌 말려 있었어요. "나는 몽이야. 엄마가 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길을 잃었어. 그리고…
용기와 두려움KO
“나리야, 나 오늘 여기서 잘 거야.” 소미가 작은 가방을 꼭 안고 말했어요. 그날은 소미가 처음으로 친구 집에서 자는 날이었어요. 소미는 나리와 이불 위에서 데굴데굴 구르고, 베개 싸움도 하고, 둘이서 돼지 흉내도 냈어요. 그러고는 불을 끄고 나란히 누웠어요. 소미는 아침까지 쭉…
용기와 두려움KO
보리는 한밤중에 창밖에서 그네가 혼자 흔들리는 것을 보았어요. 그네 옆 나뭇가지에는 토끼 인형 콩이가 걸려 있었어요. 낮에 마당에서 놀다가 두고 온 콩이였어요. 보리가 제일 좋아하는 인형이에요. 빗방울이 콩이의 귀에 똑똑 떨어지고 있었어요. "콩이가 비에 젖겠다. 내가 데려올게."…
용기와 두려움KO
보리네 집 복도에는 흔들의자가 하나 있었다. 보리는 이 집에 사는 다섯 살 아이였다. 그 의자는 누가 앉았다 일어난 날이면, 밤새 혼자 살살 흔들렸다. 보리네 식구는 아무도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어느 밤, 보리는 목이 말라서 잠이 깼다. 부엌에 가서 시원한 물을 마시고 싶었다.…
용기와 두려움KO
보리는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가 옷장 문을 열었다. 끼이익. 한밤중이었다. 보리는 노란 담요를 찾으러 왔다. 그 담요가 없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 "담요야, 거기 있니?" 옷장 위 칸은 텅 비어 있었다. 바구니도 텅 비어 있었다. 보리는 신발 사이를 들여다보고, 코트 아래도 들춰…
용기와 두려움KO
보리는 장화 속에 물이 들어와도 웃는 꼬마 탐험가였어요. 오늘 보리는 토끼 인형 몽이와 채소밭을 탐험하러 나왔어요. 밭 맨 끝까지 가서 가장 큰 당근을 찾는 게 보리의 계획이었어요. 그때 바람이 휙 불었어요. 몽이가 날아가서 허수아비 머리 위에 톡 걸렸어요. 허수아비는 찻주전자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