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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과 날씨한국어

보리와 비 오는 날 텐트

보리는 소파 쿠션을 두 팔로 안고 낑낑 옮기고 있었어요. 창밖에서는 톡톡톡, 비가 내렸어요.

"비가 와서 못 나가니까, 집에 텐트를 만들 거야."

보리는 엄마를 깜짝 놀라게 해 주고 싶었어요. 엄마가 부엌에서 나오면, 짠! 텐트가 있는 거예요.

보리는 쿠션으로 벽을 세웠어요. 이제 지붕이 필요했어요. 크고 폭신한 담요가 있으면 딱이에요. 그 담요는 복도 끝 벽장 맨 안쪽에 있었어요. 벽장 안은 깜깜했어요.

보리는 벽장 앞에 서서 말했어요.

"담요야, 나와라."

담요는 나오지 않았어요.

보리는 빗자루를 가져와 쭉 뻗어 봤어요. 빗자루 끝에 걸려 나온 건 양말 한 짝뿐이었어요.

"이건 아닌데."

이번에는 눈을 꼭 감고 손을 쑥 넣어 봤어요. 손끝에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이 닿았어요.

"으앗!"

보리는 얼른 손을 뺐어요. 벽장 안에서 작은 소리가 들렸어요. 가르릉, 가르릉.

보리는 한참 가만히 서 있었어요. 그러다 방으로 달려가 손전등을 가져왔어요. 딸깍. 동그란 빛이 벽장 안을 비췄어요.

담요 위에 고양이 나비가 동그랗게 말려 있었어요. 나비는 비 오는 날 낮잠을 자려고 거기 들어간 거예요. 나비가 실눈을 뜨고 보리를 봤어요.

"나비였구나. 하나도 안 무서워."

보리는 담요 끝을 살살 잡아당겼어요. 그러자 나비가 담요에 탄 채로 쓱, 쓱 끌려 나왔어요.

"야옹?"

나비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보리는 웃음이 빵 터졌어요. 나비는 하품을 한 번 하더니 다시 엎드렸어요.

보리는 나비를 태운 담요를 쿠션 위로 끌어다 펼쳤어요. 지붕이 생겼어요. 나비는 텐트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가 자리를 잡았어요.

보리도 기어 들어가 손전등을 켰어요. 담요 속이 노랗게 환해졌어요.

밖에서는 톡톡톡, 비가 내렸어요. 안에서는 가르릉, 가르릉 소리가 났어요. 보리의 무릎 위로 나비의 따뜻한 등이 살짝 닿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