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와 노란 물고기
노란 물고기가 보리를 보고 눈을 깜빡였다. 병원 기다리는 방, 수족관 안에서였다. 보리는 엄마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오늘은 주사를 맞는 날이었다. 보리는 이번에는 씩씩하게 맞고 싶었다. 지난번에는 엉엉 울었으니까. "보리야, 씩씩하게 할 거지?" "응, 씩씩하게." 그런데 보리 배…
이야기 45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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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물고기가 보리를 보고 눈을 깜빡였다. 병원 기다리는 방, 수족관 안에서였다. 보리는 엄마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오늘은 주사를 맞는 날이었다. 보리는 이번에는 씩씩하게 맞고 싶었다. 지난번에는 엉엉 울었으니까. "보리야, 씩씩하게 할 거지?" "응, 씩씩하게." 그런데 보리 배…
보리가 창문을 열었더니, 강물이 언덕 위로 졸졸 올라가고 있었다. 달의 첫날은 늘 그랬다. 보리네 마을에서는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보리는 보조바퀴를 뗀 두발자전거를 끌고 나갔다. 보리는 오늘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다. "오늘은 강물이랑 같이 언덕 꼭대기까지 갈 거야."…
보리는 반에서 혼자만 앞니가 흔들리는 아이였어요. 앞니가 달랑달랑. 혀로 밀면 앞으로 달랑, 뒤로 달랑. 바람에 흔들리는 작은 문 같았어요. 보리는 이가 얼른 빠지기를 바랐어요. 빠진 이를 지붕 위로 던지고 싶었거든요. 그러면 까치가 새 이를 가져다준다고 했어요. "손으로 뽑으면 안…
보리는 다리 위에서 폴짝폴짝 뛰고 있었다. 발을 디딜 때마다 다리가 웅 하고 다른 소리를 냈다. 한 걸음에 도, 또 한 걸음에 미. 이 마을 다리는 원래 그랬다. "보리야, 천천히 와. 유치원은 도망가지 않아." 엄마가 웃었다. 하지만 보리는 서둘렀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우정과 친절KO
바닷가 마을에 보리라는 아이가 살았어요. 보리는 마을에서 목소리가 제일 작았어요. 개미가 말하는 것만큼 작았지요. 보리에게는 친구 두리가 있었어요. 어제 두리는 커다란 모래성을 쌓았어요. 탑도 있고 문도 있는 성이었어요. 그런데 오늘 아침, 파도가 와서 모래성을 쓱 가져갔어요. 두리는…
우정과 친절KO
보리는 동네에서 가장 키가 작은 아이였다. 발끝으로 서도 담장 위가 보이지 않았다. 보리는 얼마 전에 이사를 왔다. 담장 너머 옆집에는 아이가 사는 것 같았다. 보리는 그 아이와 친구가 되고 싶었다. 날마다 담장 너머에서 소리가 났다. 똑똑, 끼익. 똑똑, 끼익. 누가 내는 소리인지…
감정과 마음KO
몽이는 입을 꾹 다물고 마당 위를 둥실둥실 떠가고 있었다. 해가 막 떠올랐고, 닭도 오리도 벌써 일어나 있었다. 몽이는 아기 구름이었다. 오늘 엄마 구름이 처음으로 심부름을 시켰다. “해님이 지기 전에 언덕 너머 호박밭에 비를 내려 주렴.” 호박들은 목이 말라서 축 늘어져 있었다.…
감정과 마음KO
나리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말을 해도 자기 장화조차 못 듣는 아이였어요. 이 마을 연못은 밤마다 다른 무늬로 얼어요. 오늘 아침에는 별 모양 금이 쭉쭉 나 있었어요. 연못가에서는 아이들이 눈 집을 짓고 있었어요. 나리도 같이 짓고 싶었어요. "저기……." 나리는 작게 말했어요.…
감정과 마음KO
헛간 다락에는 짚이 수북했어요. 보리는 그 위에서 토끼 인형 몽실이와 놀고 있었어요. 보리는 몽실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았어요. 그런데 창문으로 바람이 불어와서, 몽실이가 높은 들보 위에 떨어졌어요. 들보는 지붕 밑에 가로로 걸쳐 있는 굵은 나무였어요. "내가 꺼내 줄게, 몽실아!"…
가족과 집KO
현관에 처음 보는 커다란 장화가 서 있었어요. 그런데 장화 안에서 "삐익, 삐익" 소리가 났어요. 솔이는 장화 둘레를 빙 돌았어요. 할아버지 장화였어요. 할아버지는 먼 길을 걸어서 오늘 아침에 오셨거든요. 솔이에게는 할아버지와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어요. 마당 웅덩이에서 같이 뛰는…
가족과 집KO
보리는 온 동네에서 제일 작은 아이라서, 할머니 부엌 식탁 밑을 허리도 안 굽히고 걸어 다녔다. 오늘 할머니는 밤죽을 끓였다. 보리는 삶은 밤을 그릇에 담는 일을 맡았다. 한 알도 빠뜨리지 않고 다 담는 것이 보리의 바람이었다. "할머니, 나 다 담았어요!" 그런데 밤 한 알이…
가족과 집KO
준이네 텃밭에는 잃어버린 것을 가리키는 바람개비가 있었어요. 아무도 그걸 이상하다고 하지 않았어요. 그날은 준이에게 여동생이 생긴 날이었어요. 아기 이름은 별이라고 했어요. 엄마는 허브 옆 의자에 앉아 별이를 안고 있었어요. 별이는 얼굴이 빨개져서 "으앙, 으앙" 울었어요. 준이는…
동물과 자연KO
"고래야, 나 여기 있어!" 보리가 바닷가에서 외쳤어요. 밤마다 별빛 아래로 커다란 고래가 헤엄쳐 왔어요. 보리는 오늘 밤 고래에게 꼭 인사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고래는 저 멀리, 바다 한가운데에 있었어요. 게다가 물이 자꾸 뒤로 빠져나가고 있었어요. 물이 다 빠지면 고래는 먼 바다로…
동물과 자연KO
보리는 쪼그리고 앉아 손가락을 쭉 내밀었다. "하나, 둘, 셋…" 꽃밭에는 무당벌레가 가득했다. 빨간 등에 까만 점이 콕콕 찍힌 무당벌레들이었다. 보리는 몇 마리인지 세어서 할머니께 알려 드리고 싶었다. 할머니는 마루에서 콩을 고르고 계셨다. 보리가 숫자를 말하면 할머니가 "아이고,…
동물과 자연KO
하루는 양말을 늘 짝짝이로 신는 아이였어요. 그날도 왼발은 노랑, 오른발은 파랑이었어요. 그날은 강아지가 처음 오는 날이었어요. 하루는 아침부터 현관 앞에 앉아 기다렸어요. 드디어 아빠가 상자를 안고 들어왔어요. 상자 안에는 작고 갈색인 강아지가 있었어요. 콩처럼 작아서 이름은…
동물과 자연KO
마을 한가운데에는 거품 분수가 있었어요. 누가 노래를 부르면 물 대신 동글동글 거품이 올라오는 분수예요. 아기 곰 보리는 마을에서 제일 잠꾸러기였어요. 그래도 보리는 아침 거품을 꼭 보고 싶었어요. 아침 해가 닿으면 거품이 사탕처럼 분홍색, 노란색으로 반짝인대요. "내일은 꼭 일어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