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와 두려움한국어
보리와 수탉 바람개비
보리는 동전을 꼭 쥐고 강둑 길을 걸었어요.
"두부 한 모, 두부 한 모."
오늘은 보리가 혼자 가는 첫 심부름이에요. 엄마가 말했어요.
"다리 건너 가게에서 두부 한 모만 사 오렴. 할 수 있지?"
보리는 고개를 크게 끄덕였어요.
길가에는 매끈한 돌이 가득하고, 버드나무 가지가 살랑살랑 늘어져 있었어요. 보리는 신이 나서 돌 위로 폴짝 뛰었어요. 그 순간 손이 스르르 열렸어요.
땡그랑! 동전이 데굴데굴 굴러서 버드나무 마당 안으로 쏙 들어갔어요.
마당 문 옆에는 수탉 바람개비가 서 있었어요. 마당에서 잃어버린 물건이 있으면 수탉 부리가 그쪽을 가리켜요. 마을 사람들은 다 아는 일이에요.
그런데 수탉은 끼익끼익 빙글빙글 돌기만 했어요.
"수탉아, 내 동전 어디 있어?"
보리는 부리가 향한 쪽으로 달려갔어요. 아무것도 없었어요. 또 다른 쪽으로 달려갔어요. 거기에도 없었어요. 돌 밑도 들춰 봤어요.
오리 한 마리가 꽥! 하며 지나갔어요. 오리는 달팽이를 찾느라 바빠서 보리를 쳐다보지도 않았어요.
보리는 발을 동동 굴렀어요. 그러다 가만히 서서 수탉을 바라봤어요. 수탉이 천천히, 천천히 느려지고 있었어요.
기다리는 건 어려웠어요. 보리는 입술을 꼭 물고 기다렸어요.
끼이이… 수탉이 멈췄어요. 부리가 버드나무 아래를 똑바로 가리켰어요.
보리는 부리 끝에서 눈을 떼지 않고 한 걸음, 두 걸음 걸어갔어요. 마른 잎 사이에서 무언가 반짝했어요.
"찾았다!"
보리는 다리를 건너 가게에서 두부 한 모를 샀어요. 돌아오는 길, 그릇 속 물이 찰랑찰랑 소리를 냈어요. 두부는 말랑말랑 흔들렸어요. 보리는 두 손으로 그릇을 꼭 들고 작게 노래했어요.
"두부 한 모, 두부 한 모."
버드나무 가지가 보리의 머리를 살살 간질였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