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집한국어
솔이의 반달 송편
솔이는 반죽을 꼭꼭 누르고 있었다. 말랑한 반죽이 아기 볼처럼 손바닥 위에서 납작해졌다.
"나도 할머니처럼 예쁜 반달 송편을 만들 거야."
상 위에는 반죽 그릇과 깨 그릇이 놓여 있었다. 할머니는 찜솥에 솔잎을 깔고 있었다. 아빠는 커다란 송편을 빚었고, 동생 콩이는 반죽을 길게 늘여 "뱀이다!" 하고 웃었다.
솔이는 깨를 한 숟가락 듬뿍 넣고 반죽을 접었다. 꾹꾹, 조물조물. 그런데 옆구리가 쩍 벌어지고 깨가 주르르 쏟아졌다.
"어, 어."
솔이는 다시 해 보았다. 이번에는 더 세게 꾹꾹 눌렀다. 그랬더니 반죽이 찢어져 버렸다.
"으앙, 왜 자꾸 터져."
솔이는 손을 멈추고 가만히 보았다. 할머니의 송편은 배가 볼록한데도 입이 얌전히 닫혀 있었다. 그런데 한 개는 입이 조금 열려 있어서 안이 보였다. 깨가 쬐끔밖에 없었다.
"아! 내 건 깨가 너무 많았구나."
솔이는 깨를 콩알만큼만 넣었다. 반죽을 접고, 꾹꾹, 조물조물. 입이 딱 붙었다. 작고 동그란 반달이 솔이 손에 앉아 있었다.
"됐다! 됐어!"
솔이는 그 뒤로 한 개, 또 한 개를 빚었다. 콩이도 뱀 옆에 반달을 하나 놓았다. 조금 찌그러졌지만 콩이는 아주 뿌듯해했다.
할머니가 송편을 솔잎 위에 가지런히 올리고 뚜껑을 덮었다. 치익, 김 소리가 났다. 가족은 모두 솥 앞에 둘러앉아 기다렸다.
뚜껑을 열자 하얀 김이 확 올라왔다. 솔잎 냄새가 방 안에 퍼졌다. 반짝반짝 윤이 나는 송편 사이에서 솔이의 반달은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아빠의 큰 송편은 배가 터져서 깨를 흘리고 있었다. 꼭 입을 크게 벌리고 웃는 것 같았다.
"아빠 송편이 웃는다!"
솔이가 말하자 모두 같이 웃었다. 하하하, 웃음소리가 솥에서 나는 김처럼 방 안에 둥실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