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과 자연한국어
잠꾸러기 보리와 거품 분수
마을 한가운데에는 거품 분수가 있었어요. 누가 노래를 부르면 물 대신 동글동글 거품이 올라오는 분수예요.
아기 곰 보리는 마을에서 제일 잠꾸러기였어요. 그래도 보리는 아침 거품을 꼭 보고 싶었어요. 아침 해가 닿으면 거품이 사탕처럼 분홍색, 노란색으로 반짝인대요.
"내일은 꼭 일어날 거야."
다음 날 아침, 엄마가 불렀어요.
"보리야, 일어나렴. 거품이 올라온단다."
"조금만 더……."
보리는 이불을 끌어당기고 쿨쿨 잤어요. 눈을 떴을 때는 해가 높이 떠 있었고, 분수는 조용했어요. 보리는 입을 삐죽 내밀었어요.
그날 밤, 보리는 시계를 베개 밑에 넣고 잤어요. 아침에 시계가 따르릉 울렸어요. 보리는 시계를 꼭 안고 말했어요.
"조금만 더……."
그리고 또 쿨쿨 잤어요. 시계는 보리 품에서 따르릉, 따르릉 울다가 제풀에 지쳐 조용해졌어요.
저녁에 보리는 터덜터덜 분수 옆을 지나갔어요. 분수 가장자리에서 참새 한 마리가 노래하고 있었어요. 짹짹 노래할 때마다 거품이 퐁, 퐁 올라왔어요.
"참새야, 너는 어떻게 일찍 일어나?"
"나? 배가 고파서 그렇지. 벌레를 잡으러 가야 하거든."
참새는 노래를 마저 부르고 포르르 날아갔어요.
보리는 거품을 바라보며 가만히 생각했어요. 그러다 엄마 말이 떠올랐어요.
'내가 코 골 때도 노래처럼 들린댔어.'
보리는 이불을 끌고 와서 분수 옆에 눕고, 턱까지 덮었어요. 그러자 금방 잠이 들었어요.
"쿠우, 흐음~ 쿠우, 흐음~"
코 고는 소리에 맞춰 거품이 하나둘 올라왔어요. 거품은 보리 배 위로, 귀 옆으로 둥실둥실 떠다녔어요. 그러다 하나가 보리 코끝에 내려앉았어요.
퐁!
"어? 으응?"
보리는 눈을 번쩍 떴어요. 해가 막 떠오르고 있었어요. 분홍 거품, 노란 거품이 하늘로 반짝반짝 올라갔어요.
"일어났다!"
보리는 하품을 크게 하고 이불 속에서 손을 쭉 뻗었어요. 새로 올라온 거품 하나가 코끝에서 살짝 흔들리다가, 퐁, 하고 터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