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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자연한국어

보리의 방울 공

"내 방울 공이 어디 갔지?" 아기 고양이 보리가 코를 킁킁거리며 말했어요.

보리는 궁금한 게 아주 많은 고양이였어요. 풀잎은 왜 흔들리는지, 달은 왜 자꾸 따라오는지 늘 궁금했어요. 오늘은 빨간 방울 공이 제일 궁금했어요. 공을 굴리면 딸랑, 어떤 소리가 나는지 또 듣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공은 마당에 두고 온 채였어요. 저녁이 되자 하얀 안개가 마당에 내려앉았어요. 이 동네 안개는 그 안에 둔 물건을 아침까지 꼭 안고 있었어요. 모두 아는 일이었어요.

"아침까지는 못 기다려. 지금 놀고 싶어."

보리는 안개 속으로 쏙 들어갔어요. 온통 하얬어요. 발끝도 잘 안 보였어요. 우유 속을 걷는 것 같았어요.

보리는 크게 불렀어요. "공아, 공아!" 대답이 없었어요. 이번에는 앞만 보고 곧장 걸었어요. 그러다 뭔가 뾰족한 것에 코를 콕 찔렸어요.

"아야!"

"앗, 미안해. 나야." 고슴도치 밤톨이였어요. "내 노란 모자를 찾는 중이야. 안개가 가져갔거든."

"난 방울 공을 찾아." 보리가 코를 비비며 말했어요.

둘은 같이 찾았어요. 보리는 낙엽 더미에 폴짝 뛰어들었어요. 바스락! 낙엽만 잔뜩 튀었어요. 밤톨이는 돌멩이 밑을 들여다보았어요. 돌멩이는 그냥 돌멩이였어요.

"눈으로는 아무것도 안 보여." 밤톨이가 한숨을 쉬었어요.

보리는 걸음을 멈췄어요. 눈을 감고 귀를 쫑긋 세웠어요.

딸랑.

작은 소리가 났어요. 보리가 한 발 걸으면 딸랑, 밤톨이가 한 발 걸어도 딸랑.

"밤톨아, 잠깐 돌아서 봐."

밤톨이의 등 가시에 빨간 공이 콕 꽂혀 있었어요! 아까 부딪칠 때 붙었나 봐요.

"내가 방울이었네!" 밤톨이가 깔깔 웃었어요. 웃을 때마다 딸랑딸랑 소리가 났어요.

보리는 공을 살살 빼 주었어요. 그러자 발밑에서 노란 것이 보였어요. 밤톨이의 모자였어요.

밤톨이는 모자를 쓰고, 보리는 공을 안았어요. 하얀 안개 속에서 방울이 딸랑, 작게 한 번 더 울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