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과 마음한국어
나리와 반쪽짜리 지붕
나리는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말을 해도 자기 장화조차 못 듣는 아이였어요.
이 마을 연못은 밤마다 다른 무늬로 얼어요. 오늘 아침에는 별 모양 금이 쭉쭉 나 있었어요. 연못가에서는 아이들이 눈 집을 짓고 있었어요. 나리도 같이 짓고 싶었어요.
"저기……."
나리는 작게 말했어요. 아주 작게. 아이들은 지붕 이야기를 하느라 듣지 못했어요.
"지붕으로 덮을 담요가 있어야 하는데."
민이가 빨간 담요를 들어 보였어요. 딱 반쪽이었어요.
"나머지 반쪽은 어디 갔지? 바람에 날아갔나?"
나리는 민이의 소매를 살짝 당겨 보았어요. 하지만 민이는 눈덩이를 나르느라 몰랐어요.
나리는 숨을 크게 쉬고 다시 말했어요.
"저기!"
그런데 목소리가 "찍!" 하고 갈라졌어요. 아이들이 두리번거렸어요.
"어, 쥐다! 쥐 소리가 났어!"
나리는 얼굴이 빨개져서 눈 더미 뒤로 숨었어요. 볼이 따끈따끈했어요.
나리는 작게 말하는 건 잠깐 그만두기로 했어요. 대신 눈을 크게 떴어요. 별 모양 금이 있는 연못, 그 옆의 갈대밭, 하얗게 앉은 서리. 그런데 서리 사이로 빨간 줄무늬가 빼꼼 보였어요.
나리는 살금살금 걸어갔어요. 빨간 줄무늬를 잡고 끙끙 당겼어요. 꿈쩍도 하지 않다가, 갑자기 쑥 빠졌어요. 나리는 엉덩방아를 쿵 찧었어요.
아이들이 모두 돌아보았어요. 나리는 얼어서 빳빳해진 담요 반쪽을 번쩍 들었어요.
"어! 우리 담요 반쪽이다!"
민이가 자기 반쪽을 갖다 대자, 찢어진 자리가 꼭 맞았어요. 아이들은 함께 지붕을 덮었어요.
눈 집 안은 작고 따뜻했어요. 나리는 무릎을 모으고 앉아 말했어요.
"여기, 따뜻하다."
아이들이 조용히 고개를 기울였어요. 이번에는 다 들렸어요.
"맞아, 따뜻하다."
그때 밖에서 연못이 찌직 소리를 냈어요. 별 모양 금 옆에 새 금이 하나 더 생기고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