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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하는 경험한국어

보리와 노래하는 다리

보리는 다리 위에서 폴짝폴짝 뛰고 있었다. 발을 디딜 때마다 다리가 웅 하고 다른 소리를 냈다. 한 걸음에 도, 또 한 걸음에 미. 이 마을 다리는 원래 그랬다.

"보리야, 천천히 와. 유치원은 도망가지 않아."

엄마가 웃었다. 하지만 보리는 서둘렀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었기 때문이다. 창가 아래 노란 고리에 가방을 거는 것이다. 구경 왔던 날, 그 고리가 해님처럼 환해서 제일 마음에 들었다.

교실 문을 열었다. 아, 노란 고리에 벌써 파란 가방이 걸려 있었다. 그 옆에는 준이 서 있었다. 준은 가방끈을 꼭 잡고 있었다.

"거긴 내 자리야." 보리가 말했다.

"내가 먼저 왔어." 준이 말했다.

보리는 입을 꾹 다물었다. 가방을 살짝 당겨 보았다. 그러자 가방 속에서 "삑!" 소리가 났다. 보리도 준도 깜짝 놀랐다. 준은 가방끈을 더 꼭 잡았다. 안 됐다.

보리는 이번엔 "조금만 비켜 줄래?" 하고 말해 보았다. 준은 고개를 저었다. 그러다 준이 창밖을 보았다. 문 앞에서 준의 엄마가 손을 흔들고 있었다. 준은 눈을 깜빡깜빡하며 같이 손을 흔들었다. 입술이 조금 떨렸다.

보리는 가만히 보았다. 아, 준은 창문이 필요했구나.

보리는 노란 고리 옆을 보았다. 거기에 초록 고리가 있었다. 그 고리도 창문 바로 아래였다.

"그럼 나는 여기 걸게." 보리가 말했다. "우리 같이 손 흔들자."

준이 보리를 쳐다보았다. 그러고는 조금 웃었다.

보리가 초록 고리에 가방을 걸자 달랑달랑 소리가 났다. 준의 파란 가방도 달랑달랑. 두 가방이 나란히 흔들렸다. 그 속에서 또 "삑!" 하고 작은 소리가 났다. 보리와 준은 같이 킥킥 웃었다.

창밖에서 엄마들이 손을 흔들었다. 보리도 흔들고, 준도 흔들었다. 저 멀리 다리에서 도, 미, 도, 하는 소리가 작게 들려오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