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하는 경험한국어
보리와 노란 물고기
노란 물고기가 보리를 보고 눈을 깜빡였다.
병원 기다리는 방, 수족관 안에서였다. 보리는 엄마 손을 잡고 서 있었다. 오늘은 주사를 맞는 날이었다. 보리는 이번에는 씩씩하게 맞고 싶었다. 지난번에는 엉엉 울었으니까.
"보리야, 씩씩하게 할 거지?"
"응, 씩씩하게."
그런데 보리 배 속에서는 작은 나비가 파닥파닥 날았다.
보리는 의자에 앉아 물고기를 세기로 했다. 숫자를 세면 덜 무서우니까.
"하나, 둘, 셋……"
노란 물고기가 쓱 지나갔다. 파란 물고기도 쓱. 어느 물고기를 셌는지 알 수 없었다.
"어, 아까 센 거야, 안 센 거야?"
다시 세어 봐도 마찬가지였다. 물고기들은 밥알을 쫓느라 바빠서 가만히 있지 않았다. 나비는 더 세게 파닥거렸다.
보리는 유리 앞으로 달려갔다. 손가락으로 물고기를 하나씩 짚어 보려고 했다. 그런데 손가락이 닿자마자 물고기들이 와르르 흩어져 바위 뒤로 숨어 버렸다. 노란 물고기만 남아서 보리를 빤히 보았다.
"너는 안 숨어?"
노란 물고기는 대답 대신 입만 뻐끔거렸다.
보리는 한숨을 쉬었다.
"후—"
그러자 유리에 하얀 김이 구름처럼 피어올랐다. 보리는 눈을 크게 떴다.
"물고기 말고, 내 숨을 세어 볼까?"
"후— 하나. 후— 둘."
숨은 도망가지 않고 보리를 기다려 주었다. 나비도 조금씩 조용해졌다.
"보리 어린이, 들어오세요."
주사실에서 선생님이 웃으며 말했다.
"조금 따끔해요. 선생님이 셋까지 셀게요."
"아니에요. 제가 셀래요."
보리는 팔을 내밀고 숨을 쉬었다.
"후— 하나. 후— 둘."
콕!
"……셋."
보리가 눈을 떴다. 벌써 끝나 있었다.
"어? 진짜 끝났네?"
보리 팔에는 공룡 반창고가 붙어 있었다. 기다리는 방으로 나오니 노란 물고기가 아직도 유리 앞을 빙글빙글 돌고 있었다. 보리가 반창고를 보여 주자, 물고기는 입을 오물거리며 뽀글, 뽀글, 거품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