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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정과 친절한국어

보리와 빨간 썰매

"내 썰매 줄이 끊어졌어!" 달이가 소리쳤어요.

보리는 눈 쌓인 언덕 위에 서 있었어요. 보리는 오늘 달이와 함께 썰매를 타고 싶어서 아침부터 기다렸어요. 그런데 방금 보리가 그 줄을 밟아서 끊어 버렸어요.

달이는 울상이 되어 큰 나무 아래에 앉았어요. 나무 속 벌통에서는 웅웅웅 자장가 소리가 났어요. 눈 오는 날이면 벌통은 늘 그렇게 노래했어요. 벌들은 노래를 하면 몸이 따뜻해지거든요.

보리는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말이 목에 걸린 눈뭉치 같았어요. 보리는 달이 옆으로 가서 작게 말했어요.

"미안……"

웅웅웅, 벌통이 더 크게 노래했어요.

"응? 뭐라고?"

"……아니야."

보리는 입을 꾹 다물었어요. 그러고는 다른 방법을 생각했어요. 줄을 고쳐 주면 되겠다 싶었어요.

보리는 끊어진 줄 끝에 장갑 끈을 묶었어요. 그래도 모자랐어요. 목도리도 풀어서 묶었어요. 그래도 조금 모자랐어요. 보리가 줄을 쭉 잡아당겼더니, 매듭이 풀리면서 보리가 엉덩방아를 쿵 찧었어요.

"어이쿠!"

달이가 힐끗 쳐다보았어요. 입이 조금 씰룩거렸어요. 하지만 달이는 아직 말하지 않았어요.

"어떡하지?"

보리는 줄 끝을 손에 꼭 쥐고 가만히 생각했어요. 그러다 달이의 빨개진 손을 보았어요. 달이도 줄을 잡고 싶어 하는 것 같았어요. 고치는 일보다 먼저 해야 할 말이 있었어요.

보리는 썰매를 끌고 달이 앞으로 걸어갔어요. 이번에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 큰 소리로 말했어요.

"달이야, 미안해. 내가 줄을 밟았어."

달이가 코를 훌쩍이더니 줄 끝을 받았어요. 신기하게도 줄이 딱 맞았어요.

"장갑 끈이랑 목도리네. 웃기게 생겼다."

달이가 웃었어요. 보리도 웃었어요.

둘은 나란히 썰매에 앉았어요. 벌통의 노래가 등 뒤에서 웅웅웅 따라왔어요. 썰매가 휙 미끄러져 내려갔어요. 목도리 끝이 깃발처럼 팔랑거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