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과 신비한국어
아기 용과 비눗방울 비밀
"나 좀 도와줘. 쉿, 조용히 해!" 울타리 속에서 작은 목소리가 들렸어요. 보리는 걸음을 멈추고 초록 미로 안으로 쏙 들어갔어요.
미로 한가운데에 아기 용이 앉아 있었어요. 호박만 하고, 꼬리는 돌돌 말려 있었어요.
"나는 몽이야. 엄마가 문 앞에서 기다리는데, 길을 잃었어. 그리고 내 비밀은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 돼."
"알았어. 나는 보리야. 내가 문까지 데려다줄게."
"엄마가 길 그림을 줬는데, 어디선가 잃어버렸어." 몽이가 꼬리를 만지작거렸어요. "그래도 지름길은 알아. 이쪽이야!"
몽이가 앞장서서 달렸어요. 그런데 길이 딱 막혔어요.
"이쪽이 지름길이야!" 이번에는 반대쪽으로 달렸어요. 그랬더니 아까 그 자리로 돌아와 버렸어요.
보리는 까치발을 들어 봤어요. 울타리 끝만 보이고, 문은 보이지 않았어요.
"지름길이 아니네." 보리가 말했어요. 몽이는 코를 훌쩍였어요.
그때 몽이가 딸꾹, 했어요.
뽀옹! 입에서 커다란 비눗방울이 나왔어요.
"이게 내 비밀이야." 몽이가 작게 말했어요. "용은 불이 나와야 하는데, 나는 방울이 나와."
"우아, 예쁘다!" 보리는 눈이 동그래졌어요.
방울은 둥실둥실 울타리 위로 올라갔어요. 딸꾹, 뽀옹! 또 한 방울이 올라갔어요. 보리는 가만히 보았어요. 방울이 모두 같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어요.
"몽이야, 방울이 바람을 타고 가. 문 쪽에서 바람이 불어오나 봐. 방울을 따라가 보자."
"그럼 딸꾹질이 나야 하는데!" 몽이가 배를 꾹 눌렀어요.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 소리도 안 났어요.
보리가 웃으며 말했어요. "숨을 크게 들이마셔 봐."
몽이가 후, 하고 불자 작은 방울이 뽀로롱 나왔어요. 딸꾹, 뽀옹! 둘은 방울을 따라 오른쪽, 왼쪽, 또 오른쪽으로 걸었어요. 그러자 초록 문이 보였어요.
문 앞에는 엄마 용이 앉아 있었어요. 방울 하나가 날아가 엄마 코에 톡, 터졌어요.
"에취!" 엄마 용이 웃었어요.
저녁 해가 방울마다 반짝였어요. 방울들은 하나씩 하늘로 올라가며 작게 뽁, 뽁, 터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