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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과 자연한국어

짝짝이 양말과 콩이

하루는 양말을 늘 짝짝이로 신는 아이였어요. 그날도 왼발은 노랑, 오른발은 파랑이었어요.

그날은 강아지가 처음 오는 날이었어요. 하루는 아침부터 현관 앞에 앉아 기다렸어요. 드디어 아빠가 상자를 안고 들어왔어요. 상자 안에는 작고 갈색인 강아지가 있었어요. 콩처럼 작아서 이름은 콩이였어요.

하루는 콩이를 꼭 안아 주고 싶었어요. 그런데 바닥에 내려놓자마자 콩이는 쪼르르 달려가 소파 밑으로 쏙 들어가 버렸어요.

“콩이야, 이리 와.”

소파 밑은 조용했어요. 까만 눈 두 개만 반짝였어요.

하루는 과자를 밀어 넣었어요. 콩이는 먹지 않았어요. 하루는 공을 굴려 보았어요. 공은 데굴데굴 도로 나왔어요.

“콩이야, 이리 와.”

“콩이는 여기가 처음이라 무서운가 봐.” 아빠가 물그릇을 놓으며 말했어요. “천천히 하자.”

하루는 입술을 꼭 물었어요. 안아 주고 싶은데 콩이가 나오지 않아서 속상했어요. 그래서 바닥에 엎드려 가만히 있었어요.

그러다 알았어요. 콩이의 눈이 하루의 발만 보고 있었어요. 노랑 양말, 파랑 양말.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는 발가락을요.

하루는 파랑 양말을 살살 벗었어요. 그리고 소파 밑으로 천천히 밀어 넣었어요.

“콩이야, 이리 와.”

킁킁킁. 콩이의 코가 나왔어요. 콩이는 양말 끝을 앙 물었어요. 하루가 양말을 살짝 당겼어요. 양말이 쭈욱 늘어났어요. 콩이도 양말을 문 채 딸려 나왔어요.

그때 양말이 쏙 빠졌어요. 콩이는 엉덩방아를 쿵 찧었어요. 하루는 웃음이 터졌어요. 아빠도 웃었어요.

“아빠, 콩이가 내 양말을 좋아해요!”

“짝짝이 양말이 마음에 쏙 들었나 보다.”

콩이는 양말을 꼭 안고 하루의 무릎 옆에 앉았어요. 하루는 손을 아주 천천히 내밀었어요. 콩이의 등은 갓 구운 빵처럼 따뜻했어요.

조금 뒤에 콩이의 눈이 스르르 감겼어요. 파랑 양말을 베고, 쌕쌕, 쌕쌕.

하루는 한쪽 발만 노랗게 신은 채로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