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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와 직업한국어

봉구 아저씨의 아침 배달

봉구 아저씨의 가방 속에 도토리 모자가 들어 있었어요. 편지를 넣어 둔 자리인데, 편지는 한 장 없어지고 모자만 있었어요.

"어, 이상하네."

봉구 아저씨는 우체부예요. 아침마다 사과밭 마을에 편지를 날라요. 없어진 편지는 사과밭 끝 집 할머니의 편지였어요. 손녀가 그림을 그려서 보낸 편지예요. 아저씨가 "아침 편지 왔어요!" 하고 부르면, 할머니는 늘 활짝 웃어요. 그래서 꼭 전해 주고 싶었어요.

아저씨는 왔던 길을 되짚어 걸었어요. 사과밭 문을 열자 문이 도, 레, 미, 노래를 했어요. 이 마을 문은 원래 그래요. 사과는 손이 닿을 만큼 낮게 달려 있었어요.

나무 뿌리 옆에 작은 구멍이 있었어요. 그 앞에 아기 쥐가 앉아 있었어요. 하얀 편지 위에 폭 올라앉아서요.

"그 편지는 할머니 거야. 돌려줄래?"

"찍." 아기 쥐는 편지를 꼭 끌어안았어요.

아저씨는 사과를 하나 따서 내밀었어요. 아기 쥐는 냄새만 맡고 고개를 저었어요. 이번에는 편지 끝을 살살 잡아당겨 보았어요. 아기 쥐는 더 꼭 끌어안았어요. 편지가 바스락바스락 구겨졌어요.

"아이고, 구겨지겠다. 잠깐만."

아저씨는 가만히 들여다보았어요. 구멍 바닥은 차가운 흙이었어요. 아기 쥐의 수염이 달달 떨리고 있었어요. 편지가 포근한 이불 같았나 봐요.

"아, 그랬구나. 추웠구나."

아저씨는 가방 바닥에서 부드러운 포장지를 꺼냈어요. 쓱쓱 구겨서 구멍 속에 깔아 주었어요. 구름처럼 푹신해졌어요.

아기 쥐가 코를 씰룩거렸어요. 편지를 내려놓고 포장지 위로 쪼르르 들어갔어요. 한 바퀴 돌고, 동그랗게 누웠어요.

아저씨는 편지를 집어 들었어요. 그리고 도토리 모자를 아기 쥐 머리에 살짝 씌워 주었어요. 딱 맞았어요.

"아침 편지 왔어요, 하고 할머니께 다녀올게."

문이 도, 레, 미 노래를 했어요. 구멍 속에서는 작은 숨소리가 새근새근 들렸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