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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기와 두려움한국어

옷장 속의 작은 손님

보리는 발끝으로 살금살금 걸어가 옷장 문을 열었다. 끼이익. 한밤중이었다.

보리는 노란 담요를 찾으러 왔다. 그 담요가 없으면 잠이 오지 않았다.

"담요야, 거기 있니?"

옷장 위 칸은 텅 비어 있었다. 바구니도 텅 비어 있었다. 보리는 신발 사이를 들여다보고, 코트 아래도 들춰 보았다. 담요는 없었다.

"어디 갔지?"

보리는 코트를 하나하나 흔들어 보았다. 그때 코트 주머니에서 소리가 났다.

"에취!"

코트들이 한꺼번에 출렁했다. 보리는 눈이 동그래졌다. 주머니 속에서 작은 고슴도치가 코를 쏙 내밀었다.

"미안해. 여기가 제일 따뜻해서 자려고 왔어."

"나는 담요를 찾고 있어. 너, 혹시 봤니?"

"아니. 나는 내 잠자리만 찾고 있었는걸."

고슴도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런데 주머니가 자꾸 차가워져."

보리도 맨발이 시렸다. 보리는 고슴도치를 두 손으로 안아 보려고 했다.

"아야!"

가시가 콕콕 찔렀다. 이번에는 잠옷 소매로 감싸 보았다. 그러자 고슴도치가 또 "에취!" 하고, 소매에서 쏙 빠져나왔다.

보리는 가만히 서서 생각했다. 담요는 낮에 엄마가 빨래통에 넣었다. 그래서 여기에 없는 거였다. 보리는 옷장 맨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거기에 아빠의 길고 보슬보슬한 목도리가 있었다.

"그래, 이걸로 하자!"

보리는 목도리를 어깨에 둘둘 감았다. 그러고는 한쪽 끝을 길게 펼쳐서 바닥에 깔았다.

"여기 와서 누워. 같이 덮자."

고슴도치가 쪼르르 달려왔다. 목도리 끝에 동그랗게 몸을 말았다. 가시가 보리의 잠옷을 살살 간질였다.

"쉿, 살금살금 누워."

둘은 옷장 바닥에 나란히 누웠다. 목도리에서는 아빠 냄새가 났다. 보리의 발이 따뜻해졌다.

"에취." 고슴도치가 아주 작게 또 재채기를 했다. 코트들이 살랑살랑 흔들렸다.

보리의 눈이 스르르 감겼다. 옷장 안에서는 고슴도치의 쌕쌕 숨소리만 들렸다.